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서울의 봄'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가 개봉된 지 겨우 2주만에 5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렸고, 이는 한국 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BTS, '기생충', 그리고 '오징어 게임'과 같은 K콘텐츠의 성공 신화를 잇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고무적이기까지 하다.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인 12·12 사태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그 당시의 역사적 사건을 젊은 세대에게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되고 있는것 같다. 그러나 영화의 성공 뒤에는 역사적 진실에 대한 갈증이 남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일이다. 예술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역사적 진실에 대한 규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1. 영화의 흥행과 역사의 무게
영화 서울의 봄이 불편하기도 한 이유는 이것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흥행이 역사적 무게와 너무 가까이 있어 불편하기까지 하다.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에서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흥행의 그늘에서 관객들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진실에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12·12 군사 쿠데타와 이어진 광주민주화 운동은 한국 현대사에서 특히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부분이니까 더욱 그렇다. 전두환과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역할과 이들이 남긴 역사적 상흔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큰 화두로 남아 있는데 이를 극복하고 진실로 나아가려는 시도는 계속되어야 하며, 영화 '서울의 봄'은 그러한 노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는것 같다.
2. 진실을 향한 아픔과 기대
영화를 보면 정말 이런일이 우리에게 있었다고 놀라는 사람들도 많다. 대중들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나 전두환 전 대통령의 후손들의 행보를 통해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길 기대하고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노재헌 변호사와 노소영 관장의 공적인 행보 이후 가시적인 변화 없이 사라져버고 특히 노재헌 변호사가 광주에서 항의를 받고 퇴장한 사건은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의 사죄가 진실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었는지 공론화되고 있고 시끄러웠던것도 사실이다. 이 모든 것이 광주 시민들과 국민들에게 깊은 실망감과 냉소를 안겨주었으니까 말이다.
3. 역사와의 약속, 미래로의 화해
노씨 남매와 전씨가 '서울의 봄'을 관람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역사 앞에 세운 약속이다. 이것은 광주 시민들과의 화해와 치유, 진실 규명을 향한 그들의 뜻이 진정으로 구현될 때 비로소 역사의 상흔을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 그것이다. 영화 '서울의 봄'이 가진 상징성이 단순한 흥행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려면, 영화를 넘어 현실에서의 명확한 행동과 진실 규명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품어야 할 역사적 책임이며, 누구도 회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또 지금이 아니면 이렇게 되돌아보고 이야기할 기회가 생길까도 생각해봐야 할것이다